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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신한은행 횡령사고...현지 채용인력들의 조직적 일탈 가능성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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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5-09-03 10:30 조회 4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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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위치한 신한은행 지점 ⓒ인사이드비나
베트남에 위치한 신한은행 지점 ⓒ인사이드비나

 

[인사이드비나=서울 오정희 기자/ 호치민 이승윤 기자] 베트남 신한은행에서 발생한 약 708.7억 VND(37억4천880만 원) 규모의 횡령사건은 베트남 현지 채용인력들끼리 2년에 걸쳐 은행자금을 빼돌린 조직적 금융사고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동안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진출 사례에서 발생했던 금융사고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형태로 해외법인의 내부통제 사각지대에서 해당국가 인력의 일탈로 발생한 첫 번째 금융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신한은행은 그동안 국내 금융기관의 가장 성공적인 현지화 사례로 꼽혔다. 이번 횡령 사건은 베트남 신한은행의 성공신화의 오점인 동시에 재발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베트남 현지 금융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번 횡령 사건은 크게 세 가지 형태일 것으로 파악된다. 

VIP 고객 계좌를 관리하던 현지 직원이 전산 시스템을 조작해 고객의 돈을 빼돌렸을 가능성이다. 이는 과거 한국에서 은행원이 고객의 공인인증서를 관리하던 방식과 유사하다. 

베트남 현지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치 과거 한국에서 은행원이 직접 VIP 고객 계좌를 관리해주던 방식처럼 자신이 관리하는 고객의 계좌를 건드렸다는 후문이 들린다"며 "이 같은 횡령사건은 동남아 금융시장에서 종종 발생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베트남의 다양한 화폐 종류와 영업점 시재 관리의 허점을 노려, ATM(현금인출기)에 실제 없는 금액을 있는 것처럼 전산 조작하고 실제 현금을 빼돌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베트남 신한은행 직원 외에 외주업체까지 다수가 조직적으로 연루되어 있을 개연성이 높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베트남은 화폐 종류가 다양해 영업점에서 시재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전산과 실제 현금 사이에 오차가 생기기 쉬운데 내부통제가 일상화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 발생할 수 있는 형태”라고 전했다.

현지 직원들의 금전 관념 차이로 인해 소액을 잠시 빼서 사용하고 다시 채워 넣는 식의 일탈이 누적돼 큰 규모의 횡령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나온다. 

베트남 현지법인 주재원 출신의 금융계 관계자는 “베트남 직원들은 자기 카드 값을 메우려고 소액을 잠시 빼 썼다가 채워 넣는 일이 종종 있는데 이런 일탈이 누적되면 큰 금액이 된다"며 "결국 사전에 이런 작은 일탈까지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한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실체가 무엇인지 조사가 끝나면 밝혀질 이야기지만 추가로 이런 횡령사고가 발생할 수 있을 구조적 취약점이 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한국인 지점장이 없다. 현재 베트남 신한은행은 전체 54개 점포 중 40% 이상이 베트남 현지 직원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지 인력만으로 구성된 시스템은 본사의 사전 모니터링 시스템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만들 수 있다. 

베트남에 위치한 신한은행 한 지점 내부 모습 ⓒ인사이드비나
베트남에 위치한 신한은행 한 지점 내부 모습 ⓒ인사이드비나

 

‘해외 지점’ 통제 사각지대

새로운 유형 금융사고 등장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과거 일본 도쿄지점에서 부당대출과 비자금 조성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해외지점 관리 부실을 드러낸 바 있다.

국민은행 도쿄지점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약 5년간 총 1700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실행하다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당시 지점장과 부지점장은 기업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며 담보가치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불법 대출을 주도했고, 이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해 일부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기도 했다.

조사 과정에서 현지 직원 한 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사건은 일본 금융청과 국내 당국의 합동조사로 이어졌으며, 국민은행은 해외지점 관리 부실, 조직적 비리, 내부통제 실패라는 오명을 남겼다.

2014년 우리은행 도쿄지점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불거졌다. 당시 현지 기업 대상 약 130억 엔(1280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이루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수십억 원대 비자금이 조성됐다. 일부 자금은 국내로 유입됐고, 지점장은 금융당국의 검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해 사건은 더욱 파장을 키웠다. 이후 의혹은 본사 최고경영진까지 확산되며 은행 전체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줬다.

베트남에 위치한 신한은행 한 지점에서 현지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모습 ⓒ인사이드비나
베트남에 위치한 신한은행 한 지점에서 현지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모습 ⓒ인사이드비나

기존 두 사건에 비해 최근 신한은행 베트남 지점 사건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과거 사건들이 본점 파견자나 지점장을 중심으로 한 조직적 비리였던 것과 달리, 이번 사고는 해외 법인 내부 통제 사각지대에서 현지 채용 직원이 주도한 첫 번째 금융 사고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신한은행은 1993년 한국계 은행 중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해 현재 54개 점포를 운영하며 외국계 국내은행 중 가장 많은 영업점을 보유해왔다. 현지인 고객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전체 직원의 약 97%를 현지인으로 채용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쳐왔다. 이는 신한은행이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성공적인 현지화 사례로 평가받는 핵심 요인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이러한 성공 전략의 이면을 보여준다. 현지 직원들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하고 자율적인 운영을 맡기면서, 본사의 관리 감독이 미치지 못하는 내부 통제 허점이 노출된 것이다. 

신한은행 베트남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본점이 있으면 각 지점을 관리 감독하듯 영업점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해당 사안은 조사 중이라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수사 기관에 통보했다”며 “수사기관이 먼저 검사를 진행하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출처 : 인사이드비나(http://www.insidevi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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