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희상 기자] 베트남이 제조업 회복과 견조한 대외무역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경제성장률 7%를 달성, 아세안 전반의 경제 성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HSBC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베트남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로 종전과 같이 유지했다. 이는 지난 2~3분기 6.9%, 7.4%에 이른 경제성장률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동남아 최고 수준의 전망치에 해당한다.

HSBC는 “베트남은 지난해 필리핀에게 아세안 경제성장 1위 자리를 내줬으나, 올해는 제조업 회복과 견조한 대외무역 성장에 힘입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을 제치고 다시 한번 아세안 ‘성장의 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앞서 베트남은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 5.7%라는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든 바 있다. 이후에도 베트남은 이후에도 30년만에 찾아온 초강력 태풍 ‘야기’로 북부지방이 쑥대밭으로 변하며 농림어업 부문 성장률에 큰 타격을 받았으나, 3분기 7.4%의 경이로운 경제성장률을 달성, 누적 경제성장률이 6.82%로 크게 반등하는 등 기대 이상의 회복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경제성장률은 2022년 동기(약 9%)를 제외하면 2020, 2021, 2023년 같은기간보다 높은 성장률로서, 주로 견조한 제조업 회복세와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수출이 주효했다.

특히 지난 11월 산업생산지수(IIP)는 전월대비 2.3%, 전년동기대비 8.9% 증가하며 회복세를 거듭했다. 이에따라 올들어 1~11월 평균 IIP는 전년동기대비 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출은 15.4% 급증했으며, 전자와 섬유, 신발 등 주력산업이 모두 강력한 회복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FDI(외국인직접투자) 유치는 주로 부동산과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호조세를 보였고, 집행액은 217억달러로 7.1% 증가, 3년 연속 FDI 집행액 200억달러 초과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이 밖에도 애플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이 자회사를 통해 북부지방 8000만달러 규모 IC칩 생산기지 투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구글은 내년 4월중 대표사무소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팹리스 업체인 엔비디아 또한 AI기술 연구·개발을 위한 현지 센터 건립을 추진중인 등 베트남을 향한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나 HSBC는 ▲예상보다 느린 내수 회복 ▲소매판매 증가세 둔화 ▲미국 대선, 중국 경기부양책, 지정학적 긴장 등에 따른 동화(VND) 변동성 등을 베트남 경제가 직면한 문제로 진단했다.

HSBC는 “내년 베트남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에 따른 돈육가격 급등과 같은 식량쇼크에 직면할 수 있으며, 전체 수출액중 절반 가량이 서방세계에 집중돼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품 수요 개선 여부가 베트남의 회복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볼때, 중국을 포함, 대부분의 국가가 고율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베트남은 대미무역에서 높은 흑자를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그러면서도 HSBC는 내년 베트남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5%로 제시하며 낙관론을 유지했다. 이는 아세안 6대 경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