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철강·알루미늄 25% ‘관세전쟁’ 서막…베트남 수출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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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5-02-13 08:50 조회 89 댓글 0본문
- 내구재 및 섬유의류업계, 인플레이션·달러강세 ‘이중고’…FDI도 불확실성 노출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희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 부과를 최종 결정하면서 해당 상품들에 대한 대(對) 미국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도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앞서 예고한 대로 오는 3월4일부터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고율 관세로 인해 세계 각국의 셈법이 복잡해진 가운데 미국이 최대 수출시장인 베트남이 특히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미국 CNBC는 이번 관세 부과로 인해 타격을 입을 대표적인 국가들로 한국과 베트남, 일본, 독일, 멕시코, 캐나다, 브라질 등을 거론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의 대미 철강 수출은 11억3000만달러로 액수 기준 전체 수출국중 8위로 비교적 낮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수출 성장률은 전년대비 140%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베트남 통계총국(GSO)에 따르면 대미 철강 수출은 167만톤, 약 1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철강 수출량 및 수출액의 각각 9.4%, 10.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HSBC은 11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철강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첫번째 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관세로 인한 위험으로 전세계 교역의 앞날에 잿빛 구름이 드리워졌다”고 언급했다.
특히 보고서는 “베트남은 미국과 무역흑자가 높아 이러한 관세 위험에 정면으로 노출된 국가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해관총국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의 대(對)미국 수출은 1125억달러로 전년대비 16% 증가한 반면, 수입은 105억달러로 24% 가까이 감소했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액이 1000억달러를 넘긴 것이다.
관세는 철강뿐만 아니라 상품 전반에 대한 구매력과 환율, 향후 수출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고율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초래되면,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경제 침체 가능성이 높고 이는 소비 심리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싱가포르의 대형 은행그룹 UOB(United Overseas Bank)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제외) 영향으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1.8%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은 2.5%로 0.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와 캐나다의 관세 부과 유예안이 종료되면 경제성장률은 1%, 인플레이션은 3.1%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중 하나인 피치레이팅(Fitch Ratings)의 미국 경제분석 담당인 올루 소놀라(Olu Sonola) 선임연구원은 “다가올 관세 전쟁은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과 동시에 미국 소비자의 지출 성장세를 둔화시킬 수 있다”며 “특히 상품 가격 인상에 따른 내구재에 대한 지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분석했다.
마찬가지로 냉장고와 에어컨 등 대형 가전과 스마트폰과 TV, 카메라 등의 전자제품, 자동차와 가구, 산업기계 등의 내구재는 모두 대미 주력 수출 상품들에 해당하기에 베트남으로서는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베트남 수출 품목 가운데 가구는 90억달러, 전화기와 기계 및 장비 등은 각각 98억달러, 220억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섬유의류업 또한 고율 관세에 따라 피해가 예상되는 베트남의 대표적인 수출 중심 산업중 하나이다.
지난해 베트남 섬유의류업계 수출액은 전년대비 11% 늘어난 440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중 미국 수출액이 160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도 인플레이션을 의식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에 더욱 신중해져 향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베트남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부분이다. UOB는 달러대비 동(VND) 환율이 점차 상승해 3분기 2만6000동으로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대비 평가절하된 현지통화는 수출상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가공후 이를 재수출하는 방식의 베트남 산업구조를 고려하면, 고환율로 인한 투입비용 상승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지난해 베트남의 수출입은 각각 4055억3000만달러, 3807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전체 수입의 93% 이상을 생산자재(원자재 및 중간재)가 차지했다. 특히 수입액이 10억달러 이상 품목도 무려 46개에 달했다.
HSBC 또한 “베트남의 제조업은 여전히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고율 관세와 환율 상승에 따른 투입비용 증가는 기업의 수익성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가 오를 경우, 베트남동화(VND)보다 현지통화 가치가 더 크게 하락한 경쟁국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것도 베트남으로서는 악재이다.
또한 사업계획상 실적 목표는 달러를 기반으로 작성되기에 환율 상승은 베트남내 FDI(외국인직접투자)의 성장에도 큰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전망과 관련, HSBC는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와 관련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구체적인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이라며 “현재 동남아에 대한 2가지 의문은 관세 위험의 현실화 여부와 기업들의 공급망 이전 여부”라고 밝혔다.
출처 : 인사이드비나(http://www.insidevi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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