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비나=하노이, 장연환 기자] 베트남 양대도시의 아파트 임대수익률이 2년래 최저치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반면, 임대료 상승률은 제한적이었던 것이 수익률 하락의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온라인 부동산매매플랫폼 밧동산닷컴(Batdongsancom)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하노이와 호치민 아파트 임대수익률은 모두 연 3.1%로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3년초 기준 하노이와 호치민 아파트 임대수익률은 4.9%, 4.5%를 각각 기록한 바 있다.

보고서는 1분기 하노이와 호치민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당 각각 6300만동(2424달러), 5900만동(2270달러), 월평균 임대료는 각각 1300만동(500달러), 1200만동(462달러)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응웬 꾸옥 안(Nguyen Quoc Anh) 밧동산닷컴 부대표는 “매매가와 임대료간 격차가 커지면서 임대 수익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부동산중개인협회(VARs)는 “현재 베트남의 아파트 임대수익률은 2% 미만으로, 예금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협회 또한 주택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 임대료를 수익률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협회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하노이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7000만동(2694달러)으로 전년동기대비 35%, 2019년 2분기와 비교해 72% 상승한 반면, 임대료 상승분은 연 5~10%에 그쳤다.

실제로 빈홈스마트시티(Vinhomes Smart City) 등 교외지역의 경우, 침실 2개짜리 아파트 임대료는 옵션 유무에 따라 월 1000만~1500만동(384~577달러), 스튜디오 타입이나 원룸은 700만~1000만동(269~384달러)으로 평균 임대수익률은 2.9~3% 수준에 불과한 상태다.

지난해 급등세를 보인 아파트 가격으로 임대수익률은 하락했으나, 이는 임대인으로 하여금 임대료 인상에 대한 동기로 작용해 청년층·서민층의 주거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아파트가격이 대부분 수요층의 재정능력을 초과한 수준까지 크게 치솟은 가운데 주거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민간의 중저가 주거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지원 정책 마련과 사회주택을 비롯한 국가차원의 장기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제안하고 있다.

협회는 “많은 사람들이 더 저렴한 임대주택을 찾아나서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거주공간을 줄이거나 심지어는 도시를 떠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교외지역 임대료는 도심에 비해 20~30% 가량 낮지만, 대중교통 여건이 좋지않아 교통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 저가부문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정부에 건의했다.

협회는 “정부는 사회주택 건설 장려 외에도 청년층과 근로자, 공무원, 주요산업 종사자를 위한 낮은 임대료의 장기임대주택기금을 조속히 연구해야한다”며 싱가포르 주택개발청(HDB)의 공공임대제도와 BTO(Build-to-Order, 주문건설판매) 등의 공급모델을 예시로 들었다.

HDB가 공급하는 BTO아파트는 기존시장에서 거래되는 아파트의 절반 정도로 저렴한 수준이다.

이와 함께 협회는 “현재 부동산개발업계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고급주거 개발 경쟁은 실제 수요와 일치하지 않아 주택 구매력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대다수 주택 수요자의 재정능력에 부합하는 주거 상품의 우선 공급을 개발업계에 권고했다.